출처 : 성대신문(http://www.skkuw.com)
http://www.skkuw.com/news/articleView.html?idxno=23424
고대부터 인류와 함께해온 보드게임
코로나19 이후 더욱 인기 높아져
디지털 융합이라는
새로운 시도도 이어지는 중
“나 서울에 호텔 하나 더 지을래!”, “내 주사위는 1만 나와”, “야호, 우리 말이 제일 먼저 들어왔다!” 앉은 자리에서 세계 곳곳의 유명 도시를 여행하거나 상대방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 승부를 가르는 놀이터가 있다. 바로 보드게임이다. 명절날 친척들과 한데 모여 즐기는 윷놀이부터 젊은 세대의 주요 모임 장소로 자리매김한 보드게임 카페나 동호회까지, 보드게임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늘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보드게임만이 가진 매력과 교육적 효과,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발생 이후 보드게임 시장에 생긴 변화에 대해 알아보자.
생생한 ‘손맛’과 소통,
보드게임만의 매력이죠
비디오 게임, 모바일 게임과 같은 디지털 게임이 게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 시대 속에서도 보드게임은 그 명맥을 이어가며 날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동양대 게임학부 남기덕 교수는 “보드게임은 대표적인 아날로그 게임으로서 특유의 감성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손으로 직접 보드게임의 요소들을 만지며 얻는 촉각 정보에 기반한 ‘손맛’은 디지털 게임이 아직 가지지 못한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보드게임 열풍
코로나19가 등장한 이후 보드게임은 여러 가지 변화를 맞았다. 오프라인으로 즐기는 보드게임의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보드게임 시장을 침체시킬 것이란 예상이 뒤따랐다. 실제로 보드게임을 즐기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장소인 보드게임 카페는 운영에 제약이 생겨 ‘보드게임 렌탈 사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늘었으며 오프라인으로 열리던 보드게임 관련 행사들 역시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일례로 국내의 가장 큰 보드게임 행사 중 하나인 보드게임콘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3D 가상 전시회를 열거나 전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보드게임 시장의 매출은 크게 늘었다. 실내에서 소수 인원끼리도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의 특성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빛을 발한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게임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보드게임 기업인 ‘코리아보드게임즈’는 온라인에서의 매출이 늘어 전년 대비 32.7% 성장했으며 그 외 국내기업 다수가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외부 노출 홍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 판매를 강화해 매출 신장에 성공한 것이다.
“보드게임 하게 온라인에서 만나자!”
보드게임과 디지털의 만남
근래에는 아날로그 게임인 보드게임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보드게임의 디지털화 시도는 이전부터 있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놀이문화의 확산으로 더욱 박차를 가했다. 다양한 아날로그 보드게임을 온라인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본격적인 디지털 보드게임 플랫폼도 등장했다. ‘테이블 탑 시뮬레이터’와 ‘보드게임 아레나’가 대표적이다. 테이블 탑 시뮬레이터는 가상의 탁자에서 여러 플레이어가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3D 물리 엔진 기반 게임이다. 가상 세계에서 카드나 말과 같은 요소를 조작할 수 있으며 게임 도중 탁자를 뒤집어엎는 기능까지 마련해 실제 보드게임을 하는 것 같은 실감 나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 플랫폼에서 개발자들은 보드게임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제품을 홍보하기도 한다. 보드게임 아레나는 400여 종의 보드게임을 지원하며 플레이어들이 대결을 통해 랭킹 싸움을 벌이는 웹사이트다. 플레이어의 실력에 따라 등급이 부여되며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적절한 보드게임을 추천해주는 기능도 준비돼 있다. 이처럼 디지털 보드게임 플랫폼은 아날로그 보드게임이 가진 공간적 제약을 초월할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보드게임과도 상호작용하며 보드게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남 교수는 “기존 보드게임의 디지털화는 단순히 보드게임을 디지털로 이식하는 데 그쳐 보드게임의 장점인 ‘손맛’을 버리는 모습이었다”며 “앞으로는 보드게임의 ‘손맛’을 살리면서 디지털 게임이 지닌 자동화에 따른 편리성과 융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보드게임 시장의 성장을 위해
보드게임의 인기와 위상이 더욱 상승하면서 국내 보드게임 시장의 성장을 위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남 교수는 “국내 보드게임 시장은 정부의 집중지원 대상에서 벗어나 있어 기관과 단체를 위한 교육 기능성 게임 제작에 편중된 경향이 있다”며 “국내 보드게임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선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초점을 둔 상업용 보드게임 개발을 위한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제도적으로 보드게임이 ‘게임물’에 속하지 않고 ‘완구’나 ‘출판’에 속해있어 보드게임도 게임으로 인정하는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타인지력=자신의 사고에 대해 판단하는 능력.

고대 이집트의 네페르타리 왕비가 세네트를 하는 모습을 그린 벽화.
ⓒ사이언스지 캡처

‘보드게임 진주대첩’ 규칙 설명 영상.
ⓒ진주시청 유튜브 캡처

테이블 탑 시뮬레이터.
ⓒ테이블 탑 시뮬레이터 캡처